7월 조금 바뀌었다

“오보에테 이마스카- 테토 테가 후레 앗-타 토키……. 소레가 하지메테노…….”

“뭐냐 그건.”

“뭐 그런 게 있지말입니다. 왠지 지금상황에 꽤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요.” 

마일스 상병은 래리 캐스터 일병이 부르고 있는 노래가 무엇이던 간에 독일 어딘가의 들판에 누워 M16소총을 안고 있는 상황에 어울리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이슬이 맺혀있는 풀밭에 누워있는지라 방탄조끼를 입고 있는 등을 제외한 팔과 다리는 촉촉하게 젖어서 기분만 나쁘게 한다. 돌아 엎드려서 앞을 보면 멀리 옅은 안개 속에 온통 어두운 초록빛의 숲과 들판만 보인다. 평화로운 풍경이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어딘가 멀리서 포성이 들려온다.

203일 UTC+1 1029

 밝은 회색의 벽과 붉은색 기와로 지어진 건물로 구성된 보기 좋은 마을이 보인다. 아, 아니다. 보기 좋았었던 마을이 보인다.

 개전 후 주민들은 전부 소개 되고 난지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사람이 없는 유령마을인데 포격으로 마을 중심의 교회를 포함한 상당수의 건물이 파괴되고 불탄 모습이다.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에는 몇 대의 BMP와 T72가 매버릭 이라도 맞았었는지 산산조각 난 채 널브러져 있었다. T72가 포탑은 모양만큼은 온전하게 도로위에 뒤집어 져있기에 T72인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전쟁이 뭘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다행히도 저기에 있던 빨갱이들이 나간 지 오래기 때문에 마을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도로는 폭격으로 야지와 별 다를 바가 없는 상태라서 사용할 수가 없다. 

완만한 언덕의 연속, 그 고저차를 통해 사선(LOS: Line of Sight)을 확보하고 있는 브래들리 6대가 보이고 사이사이에 보병이 두 명 또는 네 명씩 모여 있다. 이들 중에는 각자의 총기에 야시 장비를 부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M3A1 브래들리 기병전투차들은 최근 몇 달간의 일들이 그대로 묻어나는 모습으로 차량 어느 부분에서든 진흙과 그을음 파편탄흔이 보인다. 보병들이 각자 브래들리의 열려있는 램프도어 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킬러(Killer)6, 킬러3. 승차 완료하는 대로 3클릭스(Clicks) 앞으로 나아가라. 킬러4는 마을 쪽을 주시하면서 같이 전진하라.”

“킬러1과 2. 1클릭 뒤에서 쫒아가고 있다.” 

마일스 상병과 캐스터 일병이 브래들리의 램프도어를 밟고 안으로 들어가면 포탑뒤의 통로로 머리를 숙이고 기다리고 있는 차장에게 신호를 보내겠지. 그리고 램프도어가 닫히면 움직일 준비가 된 것이다.

“32 탑승완료.”

“33 탑승완료”

“35 대기중”

“36 바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네기시 일병과 Cho상병이 4번차에 탑승하면서 3소대의 준비가 끝난다.

“34 이동준비완료”

“3 , 천천히 3클릭스 전진한다.”

브래들리들의 램프도어가 닫히면서 조심스러움 없이 거칠게 브래들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러 대의 디젤엔진음과 궤도의 마찰음이 뒤엉킨다.

“41 수신확인……. 적당한 거리라……. 소대, 3소대차량들 200마잌스(Mikes)정도 거리 두고 따라가.”

브래들리들이 출발하자 내는 에이브람스들이 육중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듯 한 날카로운 제트엔진음을 동반하며 매우 부드럽게 움직인다. 고르지 않은 들판 위를 움직이면서 차체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으나 포탑에 솟아있는 거대한 120밀리미터 활강포는 흔들림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목표를 찾기 위해 향해있는 방향으로 고정되어있다.

천천히 움직이는 브래들리와 에이브람스들.

어딘가에서 교묘하게 숨어 우리를 보고 있을지 모르는 적의 FO등을 찾아내기 위해 각 차량의 포수는 TIS영상을 면밀히 봐야하고 차장은 밖에서 망원경으로 훑어 봐야한다.

“BC, 전방 차량”

“킬러 36 컨택. 1시방향, BTR……이 아니라 BRDM 정찰차!”

“둘, 셋…….세대씩 두 번, 합해서 6대. 소풍나왔나 보군요, 빠르게 접근중…….BC.”

“1.6 ……. BRDM이 여섯 대, 1.5클릭거리, 교전하는가.”

“교전해도 좋다. 별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전진 계속하면서 교전하라. 여기는 킬러3 액츄얼 전방 1.5클릭스 앞에 BRDM과 교전중이다”

1989년

22일 현지시각 오전 10시 29분

안개는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다. 독일 중부지역의 산지라서 서늘해야 될 날씨는 올해에는 해당사항이 없는지 7월부터 상당히 더운 날씨를 자랑하고 있다. 이제 안개가 사라지면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 쬐일 것이다. 그 태양과 디젤엔진에서의 복사열이 4명의 러시아인을 맛있게 조리해줄터이다.

“트리움프 4, 대대에 보고, 현재 마을 외곽 북쪽을 따라가고 있다. 목표까지 3킬로미터 거리 남았다.”

도시 외곽에서 조금 떨어진 가로수가 높인 비포장 도로를 피해 옆의 좁은 공간으로 BRDM들이 이동하고 있다. 비포장도로 위를 달렸다가는 엄청난양의 흙먼지가 하늘위로 솟아 오를테고 이것은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 거기다가 언제나 도로는 주위보다 조금 높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것이 그나마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다. 엔진소리만큼은 어찌할 수가 없지만 서도 말이다.

*Click : Kilometer.아마 지도에서 그어서있는 좌표선이 1km씩 되어있어서인건가, 잘은 모르겠다..
*LOS : 사전 상으로는 가시선이지만 저기에서는 직사화기의 특성상 화력이 투사될 수 있는 선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조준선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지만 일반적으로 조준선은 레티클에 대치하는 표현이라서.
*Mike : Meter. 미터는 그냥 포네틱 알파벳이다.
*카피 : copy의 한역, roger와 뜻은 같으나 이건 지휘자가 임무사항을 받았다는 의미가 가하다고 알고 있다. 수정요함.
*수신확인 : acknowledge의 번역, 항공통신에서는 무단히 많이 쓰인다. 대체할 것이 있으면 알려 달라.
*BC : Bradley Commander. 진짜 FM에 BC라고 말하라고 되어있다. 그냥 꼬만듀 라고 해도 상관은 없다만 전차의 경우 일반적으로 TC라고 부르는 것에 대치하는 용어로 생각된다. 그러니까 그냥 차장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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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by 됴취네뷔
by 됴취네뷔 | 2009/08/08 06:31 | 텍스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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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i at 2009/08/08 16:49
유럽의 시골마을은 역시 아름다운듯.
한국이라면 밀고 아파트지었을텐데...
Commented by SvS at 2009/08/08 18:26
강원도 사는 입장에서 저런 분위기 널려서 좀 난감함 국도타고 강원도 나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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